제 756 호 청년층 노리는 신종 사기 급증
청년층 노리는 신종 사기 급증
최근 해외취업을 꿈꾸는 청년층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더 나은 근무환경, 다양한 경험, 높은 임금 등을 이유로 외국 기업 취업을 시도하는 사례가 늘고 있지만, 이러한 흐름을 악용한 해외취업 사기와 로맨스 스캠 등 신종 범죄가 함께 확산되고 있다. 범죄 조직들은 경제적 불안정과 해외 경험에 대한 청년들의 열망을 교묘히 이용해 접근하며, 단순한 사기를 넘어 감금, 폭행, 금전 갈취 등의 심각한 범죄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SNS나 메신저를 통해 이루어지는 모집 방식이 늘어나면서 피해 연령대가 점점 낮아지고, 대학생, 사회초년생 등 비교적 경험이 적은 청년층이 주요 표적이 되고 있다.
해외취업 사기
최근 캄보디아에서 발생한 한국 대학생 납치·사망 사건은 해외취업 사기의 위험성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피해자는 “항공료 지원, 숙소 제공, 고수익 보장” 등의 조건을 내세운 해외 일자리 제안을 받고 출국했지만, 현지에서 범죄조직에 감금되어 강제노동과 폭행을 당한 끝에 목숨을 잃었다. 이 사건은 해외취업을 빙자한 인신매매와 불법 온라인 범죄의 실체를 드러내며 사회적 충격을 주었다.
외교부에 따르면, 이처럼 청년층을 대상으로 한 해외취업 사기가 최근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범죄조직들은 주로 SNS, 텔레그램,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등을 통해 접근하며, 면접 없이 즉시 채용하거나 항공료와 숙소를 먼저 제공한다고 유혹한다. 또 비자 없이 근무가 가능하다거나, 업무 내용에 비해 지나치게 높은 급여를 약속하는 등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조건을 제시해 피해자를 속인다.
이러한 제안의 대부분은 불법 취업이나 범죄조직의 인력 모집으로 이어진다. 일부 피해자는 여권을 빼앗기고 감금된 채 온라인 도박이나 보이스피싱과 같은 불법 행위에 강제로 동원되기도 한다. 특히 관광비자나 무비자로 입국한 뒤 근무를 권유받는 경우는 대부분 불법 취업에 해당하며, 현지 경찰에 적발될 경우 구금이나 벌금, 강제 출국 등의 법적 처벌을 받을 수 있다.
▲대학생 해외 취업 피해 예방 자료(사진: 교육부)
외교부는 해외취업 제안이 너무 쉽게 이루어지거나 조건이 지나치게 좋을 경우 반드시 의심해야 한다고 경고하였고, 청년층에게 월드잡플러스, 외교부 해외안전여행 등 공식 채널을 통해 안전한 취업 정보를 확인하고, 면접과 계약 절차가 투명한 기관을 선택할 것을 당부했다. 또한, 출국 전 가족과 연락망을 공유하고, 여행경보가 발령된 지역은 방문을 자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로맨스 스캠
▲로맨스 스캠(사진: https://www.kmib.co.kr/article/view.asp?arcid=1761627132&code=11171211&cp=nv_)
해외취업 사기와 함께 청년층을 노리는 또 다른 신종 범죄로 '로맨스 스캠(연애 빙자 사기)'이 떠오르고 있다. 이는 사랑을 뜻하는 로맨스와 신용사기를 뜻하는 스캠을 합친 용어로, 주로 SNS나 데이팅 앱을 통해 접근해 일정 기간 친밀한 대화를 이어가며 정서적 유대감을 형성한 뒤 금전적 요구를 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로맨스 스캠의 수법은 기술 발달과 인공지능 활용으로 더욱 정교해지고 있다. 과거에는 개인이 외국 전문직 종사자나 군인을 사칭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한국어에 능숙한 인력을 활용한 조직적 형태로 발전하기 시작하면서 AI 기술을 통해 얼굴 합성, 음성 위조, 신분증이나 운송장 위조 등 점점 더 현실적으로 구분하기 어려운 수법으로 변모하고 있다. 이와 함께 피해자의 외로움이나 신뢰 욕구를 파고드는 심리적 접근이 더해지면서 피해자들이 관계를 의심하지 못한 채 속아 넘어가는 경우도 많다.
피해 양상 역시 다양해지고 있다. 초기에는 선물 배송비, 의료비, 투자금 명목의 단순 송금 요구가 대부분이었지만 최근에는 가상 자산 투자 유도, 운송 업체 사칭, 환전 사이트 접근 등 여러 방식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처럼 로맨스 스캠은 단순한 금전 사기가 아닌 장기적인 심리 범죄로 진화하고 있다.
범죄 예방 및 앞으로의 대처
해외취업 사기와 로맨스 스캠은 모두 청년층의 불안정한 현실과 미래에 대한 불안을 노리는 범죄라는 점에서 공통된다. 높은 임금, 해외 경험, 관계 형성 등 긍정적인 기대 심리를 이용해 접근하는 만큼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정보 검증과 사전 점검이 필수적이다. 취업 제안이 과도하게 유리한 조건을 내세우거나 신원을 확인하기 어려운 온라인 인물이 금전 거래를 요구할 경우, 반드시 공식 기관이나 가족에게 사실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또한 계약서와 비자 등 법적 절차를 꼼꼼히 확인하고 의심스러운 상황에서는 외교부, 경찰청 사이버수사국 등 공공기관에 즉시 신고하는 것이 안전하다.
나아가 이러한 범죄는 개인의 경계심만으로 막기 어려운 사회적 문제이다. 이에 청년층을 대상으로 한 해외취업, 온라인 범죄 예방 교육을 확대하고 피해자들이 심리적, 법적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체계를 강화하는 등 사회적, 제도적 대응이 필요하다. 동시에 허위 정보 단속, 본인 확인 절차 강화, AI 기술을 활용한 사기 탐지 시스템 구축 등 정책적 보완도 함께 마련된다면 범죄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다.
정수형 기자, 조윤정 기자